'차가버섯, 오기남에게 물어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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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차카 차가버섯의 실체와 효능

캄차카 반도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북동쪽 끝에 위치한 반도로서 면적은 한반도 크기의 약 2배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지형이 험준한 산악지형이고 특히 화산으로 유명합니다. 캄차카 반도에는 160개의 화산이 있는데 이 중 29개가 활동중인 화산 즉 활화산입니다.

지금은 정리가 좀 된 이야기입니다만, 2000년대초에 캄차카산 차가버섯이라고, 특히 러시아 관광을 간 한국분들이 많이 가는 호텔이나 기념품점에서 차가버섯을 통째로 가져다놓고 최고급 캄차카산 차가버섯이라고 아주 고가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몇몇 현지 호텔 기념품점에서는 판매가 되고 있으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하면 잘라서 팔기도 합니다.   

▲ 캄차카 반도는 러시아 극동 지역 북동쪽 끝에 위치한다

당시만해도 한국에 차가버섯이 들어온지가 얼마되지 않아 차가버섯에 대한 정보 자체가 잘 없었고 그나마 있는 정보도 엉터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를 다녀오신 분들이 캄차카산이 최고라던데 하고 얘기를 하면서 캄차카산이 화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 당시에 한국에서는 ‘차가버섯이 자작나무에 화산재가 붙어서 생겨난거다.’ ‘차가버섯은 유황을 맞고 자란다.’ 이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참 웃기는 이야기인데 아무튼 이런 황당한 정보도 화산이 많은 캄차카에서 자란 차가버섯이 최고다라는 생각을 들게한 것 같습니다.

▲ 캄차카는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화산 활동으로 유명하다

캄차카에도 자작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작나무에서 차가버섯이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캄차카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는 주로 산에서 자라나는 Betula Platyphylla var.japonica(베툴라 플라티필라) 종으로서 자작나무가 잘 자라는 자작나무가 아닙니다. 게다가 캄차카처럼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 자라는 자작나무는 너무 튼튼해서 차가버섯균이 착생을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정리하자면 자작나무가 있으니까 차가버섯이 간혹 발견되기는 하지만 따로 캄차카산 차가버섯이라 이름 붙일 정도로 충분한 양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바이칼 호수 동쪽으로는 차가버섯이 많이 나지 않는다

캄차카산을 취급한다는 몇몇 러시아 업체와 미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누구도 캄차카산 차가버섯이 특별히 좋은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저 한국인이 캄차카산 차가버섯을 많이 찾는다는 얘기 뿐이었습니다. 또 캄차카에서 채취한 차가버섯이라는 사실을 믿을만한 증거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캄차카 차가버섯이라 따로 이름을 붙일 만한 차가버섯은 없습니다. 따라서 캄차카 차가버섯의 효능이 뛰어나다란 말은 근거가 없습니다. 그리고 캄차카 차가버섯이라고 판매되는 차가버섯이 경우 대부분이 캄차카산이 아니라 일반 러시아산 차가버섯이라고 보는게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