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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오기남에게 물어봐' 시리즈

국내산 차가버섯 실체와 품질 효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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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내산 차가버섯 얘기는 차가버섯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오던 십수년전에 한창 시끄럽다가 정리가 끝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TV프로에서 차가버섯을 채취하는 분들의 모습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차가버섯이 국내에도 자라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방송에 소개된 차가버섯 채취 현장 (EBS 캡처)

그럼 국내산 차가버섯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도 자작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작나무는 흔한 나무가 아닙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자라는 자작나무의 종류가 차가버섯이 주로 자라는 자작나무 종류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드물게 자작나무에 차가버섯이 발견되기는 합니다만 국내산 차가버섯이라고 따로 분류를 하기엔 너무 미미한 양입니다. 일단 양이 너무 적습니다.​ 

▲ 자작나무는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그럼 국내산 자작나무에서 자란 차가버섯의 품질은 어떨까요? 어떤 생물이 자기 몸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이유는 미래의 혹독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라기가 쉬운 우호적인 환경이라면 영양분을 저장하지 않고 모두 성장에 씁니다.  

차가버섯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차가버섯의 원산지인 혹독한 시베리아에 비해 너무 자라기 좋은 환경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차가버섯은 영양분이 많이 부족합니다. 영양분을 저장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차가버섯의 품질과 효능에 있어서는 신토불이가 통하지 않습니다.

▲ 인터넷에서 판매중인 국내산 차가버섯. 품질이 매우 떨어진다 (출처:중고나라)

가끔씩 인터넷 등에서 등산을 하다가 차가버섯을 발견했다는 사진이 올라오곤 합니다. 몇몇 분들은 저에게 사진을 보내서 이게 차가버섯이 맞는냐 품질은 어떠냐 효능은 어떠냐 이렇게 물어보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차가버섯 중 많은 수가 자작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 자란 것이 많았습니다. 자작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도 드물게 차가버섯이 자랄 수는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의 영양분을 흡수해서 모아두는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차가버섯 고유의 성분은 자작나무의 성분에서 유래를 합니다. 따라서 자작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 자란 차가버섯은 차가버섯 고유의 성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만 차가버섯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차가버섯 중 상당수가 이와 같이 모양만 차가버섯입니다.

▲ 국내에서는 자작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 차가버섯이 자라는 경우가 많다 (EBS 캡처)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차가버섯을 채취하는게 불법입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판매는 불가능합니다. 개인끼리 알음알음 비싼 가격으로 판매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국내산 차가버섯이라고 해서 몇번 본 적이 있는데 품질이 떨어지는 러시아산 차가버섯하고 비슷하였습니다. 눈으로만 봐선 구별이 힘들기 때문에 만약 국내산 차가버섯이라고 하는데 품질이 아주 좋다면 러시아산 차가버섯이 국내산 차가버섯으로 국적을 바꿨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자작나무도 그렇고 기후도 그렇고 좋은 품질의 차가버섯이 성장하기 힘듭니다.

결론은 신토불이도 좋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차가버섯만큼은 국내산 차가버섯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