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후 백혈구 수치와 면역력의 관계

 

항암치료를 마치고 추적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갈 때마다 가장 많이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백혈구 수치입니다. "아직 3,000이 안 되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내 면역력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백혈구 수치에 예민해지는 이유, 알고 보면 "백혈구 수치가 곧 면역력을 나타낸다"라는 잘못된 공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류영석 원장님의 유튜브 강의를 통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항암치료 중 경험이 남긴 깊은 트라우마

환우분들이 백혈구 수치에 이토록 예민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항암치료 기간 동안의 강렬한 경험 때문입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이런 말들을 반복해서 듣게 됩니다.

"오늘은 백혈구 수치가 괜찮으니 항암치료를 진행하겠습니다"
"호중구가 너무 떨어져서 오늘은 항암을 할 수 없습니다"
"백혈구가 떨어졌으니 사람 많은 곳에 절대 가지 마세요"
"날것은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패혈증 위험이 있어요"
"열이 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로 오세요“

이런 생명과 직결된 주의사항들을 치료 기간 내내 반복해서 듣다 보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백혈구가 떨어지면 큰일 나는 상태"라는 공식이 깊이 각인됩니다. 

문제는 이 인식이 치료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항암치료가 모두 끝나고 3개월이나 6개월 후 추적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여전히 낮게 나오면, "면역기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급성 백혈구 저하 vs 만성 백혈구 저하 - 완전히 다른 이야기

백혈구 수치의 저하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상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 항암치료 중의 급성 백혈구 저하

항암치료 직후처럼 짧은 기간에 백혈구와 호중구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이때는 실제로 감염 위험이 매우 높아지므로 의료진의 모든 지시를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날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며, 발열 시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이때의 주의사항들은 과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 치료 후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백혈구 저하

치료가 끝난 후 장기간에 걸쳐 백혈구 수치가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주로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으로 골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나타나며, 때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평생 백혈구 수치가 낮은 분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상태에서도 아무런 감염 문제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분들이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만약 "백혈구 수치가 곧 면역력 수치"가 정말 맞는 공식이라면, 추적검사 중인 환우분들 사이에 패혈증이나 폐렴 같은 심각한 감염이 훨씬 더 빈번하게 발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 우리 몸의 놀라운 항상성

이를 이해하기 쉽게 군대에 비유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떤 나라는 군대가 100만 명, 다른 나라는 30만 명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100만이 더 강해 보이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100만 대군은 숫자가 많아서 오히려 태만해질 수 있고 30만 군대는 부족한 숫자를 보완하기 위해 더 철저한 훈련, 더 좋은 무기, 더 높은 전투력을 갖추려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30만 명의 실제 전투력이 100만을 능가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도 정확히 같은 원리로 작동합니다. 백혈구를 2,000개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더라도, 우리 몸에는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무언가가 부족하면 다른 방법으로 보완하여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려는 타고난 생체 시스템입니다.

백혈구 수가 떨어지면 우리 몸은 남아 있는 백혈구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다른 면역세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전체적인 감염 대응 능력을 유지하려고 스스로 조절합니다. 그래서 혈액검사상 백혈구 수는 낮더라도, 실제로는 직장 생활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아무 문제 없이 지내는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추적검사에서 백혈구를 확인하는 진짜 이유

그렇다면 치료가 끝난 후에도 왜 병원에서는 계속 백혈구 수치를 확인하는 걸까요? 많은 환우분들이 "아직도 백혈구를 보는 걸 보니 내가 여전히 위험한 상태인가 보다"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 목적은 다릅니다.

추적검사에서 백혈구 수치를 확인하는 주된 이유는 백혈구 감소를 걱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백혈구 증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새로운 감염증이나 염증 반응이 생기지 않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몸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다소 낮다는 사실 자체는 생각보다 그렇게 심각한 관심사가 아닙니다.

환우분들께 드리는 희망의 메시지

치료 후 백혈구 수치가 아직 정상 범위로 회복되지 않았다면, 단순히 "내 골수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셔도 괜찮습니다. 수치 하나에 너무 얽매여 소중한 일상을 움츠러들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백혈구가 2,000~3,000 정도로 유지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아무 문제없이 해나가고 있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확률로 감기에 걸리며 특별한 감염 문제 없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수치 하나에 매달려 불안해하기보다는, 내가 오늘 어떻게 숨 쉬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걸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상황에 더 집중하셔도 좋습니다. 지나친 불안과 스트레스는 오히려 실제 면역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몸이 가진 항상성이라는 놀라운 능력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 출처 : 류영석TV, https://youtu.be/Y9klIcwNPTk?si=oRXnaOUAOhQBNxLM

 

 

* '암환자 건강정보'는 오기남 대표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는 건강관리에 대한 유익한 정보나 글을 요약, 정리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출처의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및 교육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 진료, 또는 치료를 대신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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