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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에 담겨있는 건강의 비밀 (2) 자율신경과 대사율 그리고 순환
김형찬  |  windfarm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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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04  1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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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에 담겨있는 건강의 비밀 (2)

자율신경과 대사율 그리고 순환

 

지난 시간에는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중심으로, 호흡이 몸 속 환경 특히 산소농도와 체온 그리고 에너지의 발생에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호흡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많은 환자가 숨을 얕고 빠르게 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감정적 스트레스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지만, 일차적으로 우리 몸을 긴장시킵니다. 
많은 현대인이 고통 받는 목과 어깨의 통증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반응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은 단순히 폐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횡경막을 포함한 다양한 근육들이 관여하는 과정인데, 스트레스는 이 근육들을 긴장시켜 호흡을 방해합니다. 탄력을 잃고 뻣뻣해진 근육 때문에 작고 얕은 호흡을 하게 되는 것지요. 

다음으로는 운동부족으로 인한 심폐기능의 저하를 들 수 있습니다.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크게 숨을 쉴 일이 없다 보니 점점 그 기능이 퇴행하게 됩니다. 여기에 미세먼지와 각종 화학물질과 같은 유해 물질에 노출된 폐의 손상은 나이를 먹을수록 쌓이게 됩니다. 숲길이 아닌 대도시의 인도를 걷는다고 했을 때 우리는 하루에도 상당한 양의 발암물질에 노출됩니다.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부분이죠. 그렇다고 마스크를 늘 쓰고 살자니 이 또한 호흡을 방해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 모두 경험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나 유해요소가 많은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를 권합니다. 

이 외에도 일자목과 거북목으로 대표되는 구부정한 자세도 영향을 줍니다. 고개를 숙이고 웅크린 자세는 심장과 폐가 위치한 가슴을 압박하게 됩니다. 긴장한 근육과 더불어 좋은 호흡을 방해하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현대인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제대로 숨을 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따른 긴장반응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의 생존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만약 눈 앞에 위험이 닥쳤는데 싸우거나 도망치지 않고 무념무상의 상태로 가만히 있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다치거나 죽고 말 것입니다. 외부의 스트레스에 따른 긴장반응은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던 큰 무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반응은 빠르게 일어나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자율신경이 이 스트레스에 따른 긴장반응을 조절합니다. 문제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지속적이라는 점입니다. 일정 시간 긴장을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편하게 쉬면서 이완하는 시간도 있어야 하는데,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늘 긴장상태에 빠져서 살게 됩니다. 교감신경 항진으로 대표되는 자율신계의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긴장반응은 에너지를 많이 쓰게 만듭니다. 싸우거나 도망치는 행위는 가만히 누워서 쉬는 것보다 힘든 것이 당연하죠. 자율신경계 불균형에 빠진 사람들이 부신피로로 대표되는 번 아웃 상태에 빠지기 쉬운 이유입니다.

얕고 빠르고 약한 호흡으로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산소는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에너지 소모는 늘어나니 몸과 정신의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면역력? 당연히 저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암과 같은 중한 병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문제 자체에 희망과 답이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따른 자율신경계의 긴장이 제대로 된 호흡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호흡을 이용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양방통행이 가능한 쌍방향 피드백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얕고 빠르고 작은 호흡을 깊고 느리고 충만한 호흡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긴장된 근육들을 풀어주면서, 천천히 그리고 깊이 호흡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피로를 남기지 않을 수준의 무리 없는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키워준다면 더욱 좋겠지요. 

   
 

깊고 느리고 충만한 호흡은 신체활성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뿐만 아니라, 우리 뇌에 안전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안전해, 이제 긴장에서 내려와도 괜찮아”라고 신경계의 사령탑인 뇌에 말을 거는 것입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호흡은 이 신호체계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로부터 시작되는 신호가 변화하면 우리 몸 또한 좋은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면역시스템 또한 함께 활성화 되겠지요. 

깊고 느리고 충만한 호흡은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대사율의 조절입니다. 이전에 세포수준에서 보면 암은 세포가 끝없이 분열하는 상태, 바꿔 말하면 생식의 상태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생식의 스위치를 끄고 생존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 암의 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천천히 깊이 그리고 충만하게 호흡하는 것은 대사율을 조절해서 몸의 리듬을 오래 사는 쪽으로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활활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을 은근하고 오래가는 불로 바꾸는 겁니다. 이처럼 몸의 리듬이 바뀌면 세포수준에서도 이에 맞춰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호흡은 우리 몸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압력의 흐름을 활성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앞서 숨은 단순히 폐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횡경막을 포함한 주변의 근육들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에 관여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몸통 속에서는 호흡의 리듬에 맞춰 압력의 이동이 일어납니다. 이 흐름은 마치 마사지를 하듯 내장기들에 부드러운 물리적 자극을 주고, 체액의 흐름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냅니다. 

동양의 전통적인 건강법에서 단전호흡이라고 부르는 아랫배까지 호흡의 압력이 이동하는 방식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머리와 가슴과 배로 이어지는 뇌와 장기가 위치하고 있는 공간에서의 흐름을 활성화시키는데, 이러한 호흡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뇌는 두개골이라는 뼈로 둘러싸여 있고, 가슴은 이보다는 못하지만 흉골과 갈비뼈 그리고 척추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에 반해 배는 마치 풍선처럼 부드럽고 탄력적인 공간이죠. 호흡을 이용해 이 공간으로 충분한 압력의 이동이 이루어지면 가슴과 머리까지 이르는 순환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내장기와 뇌로의 흐름을 활성화 하는 것는 장기와 뇌의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이것은 병의 예방과 치유에 분명한 도움이 됩니다. 

   
 

제가 환자들에게 참장을 권하고 지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참장은 그 방법이 간단하고 호흡과 함께 신체의 직립구조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서 더욱 효과적입니다. 

정리하면, 깊고 느리고 충만한 호흡은 자율신경계의 균형회복과 대사율의 조절 그리고 몸속 순환을 활성화 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신경계가 균형을 회복하고 몸의 리듬과 흐름이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한다면, 암과 치매와 같은 중한 병의 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호흡을 위해 노력하시길 권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형찬 원장은 생각과 생활이 바뀌면 건강도 바뀐다는 신념을 가지고 서울 명륜동 다연한의원에서 환자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썼습니다. 본 칼럼의 내용은 유튜브 채널인 <암환자생활교실>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com/@ohki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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