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글루칸 함량과 차가버섯의 품질 그리고 주의점

앞선 글에서 차가버섯의 주요 유효 성분인 베타글루칸의 특성과 크로모겐 콤플렉스와의 관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럼 소비자 입장에서 차가버섯 제품을 고를 때 베타글루칸 함량이 무조건 높은 제품을 선택하면 현명한 선택이 되는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약 베타글루칸만을 먹을 목적이나 추출할 목적으로 차가버섯을 구매할 때는 함량이 중요하겠지만, 차가버섯 제품의 품질은 베타글루칸 함량과 큰 관계가 없습니다. 

베타글루칸 함량은 차가버섯이 가진 전체 영양분에 대한 상대적인 비율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갓 채취하여 싱싱한 원료만을 사용하여 만든 차가버섯 제품의 베타글루칸 함량이 10%이고 채취한지 2년의 유효기간이 지난 원료만을 사용해 만든 차가버섯 제품의 베타글루칸 함량이 15%라면 어떤 제품이 더 좋은 제품일까요? 베타글루칸 함량은 차가버섯 제품의 품질을 대표할 수 없고, 베타글루칸이 몇% 들어있냐 보다 중요한 것은 모집단인 차가버섯 제품 전체 영양분의 품질입니다. 

차가버섯 원료를 선별하는 모습, 베타글루칸 함량보다 중요한 것은 차가버섯 자체의 품질이다.

또한 한 성분의 비율이 높아지면 다른 성분의 비율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베타글루칸의 비율이 높아짐으로써 줄어든 차가버섯의 영양분은 베타글루칸만큼 가치가 없는걸까요? 저는 차가버섯의 고유한 효능이 베타글루칸과 같은 특정 성분이 아니라 베타글루칸을 포함한 여러 다양한 차가버섯 성분들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오기남 차가버섯이  어떤 특정 성분이 아니라 차가버섯 전체를 영양분으로 보고 차가버섯 원료 그 자체의 품질에 몰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크로모겐 콤플렉스 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차가버섯 제품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베타글루칸 비율이 높다고 좋은 차가버섯 제품이라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베타글루칸은 차가버섯의 주요 성분 중 하나로서 크로모겐 콤플렉스의 일부이다.

덧붙여 차가버섯의 베타글루칸 검사 및 측정에 있어서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몇해전 저희 오기남 차가버섯은 저희 차가버섯 제품의 공식적인 베타글루칸 함량을 알아볼 목적으로 국내 대표적인 식품검사기관에 베타글루칸 검사를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두가지 방법의 베타글루칸 검사만이 가능한데 상황버섯 검사법과 영지버섯 검사법입니다. 그래서 두가지 방법으로 검사를 모두 했는데 두 방법 간에 검사 결과가 너무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더 같은 방법으로 검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같은 검사법임에도 불구하고 이전 결과와 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결국 신뢰할만한 결과치를 얻지 못하여 내부 참고용으로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자사 제품의 베타글루칸 함량이 얼마이다라고 홍보를 하는 내용을 보셨다면 위와 같은 실험을 통해서 나온 결과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공개한 것이라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증검사기관은 상황버섯이나 영지버섯이 아닌 경우 베타글루칸 검사를 할 수 없도록 지침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지침 이전에 검사한 결과에 대해서도 참고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거나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참고로 베타글루칸 외에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도 위와 사정이 비슷하여 구아바잎추출물만이 공식적인 폴리페놀 검사 및 공개가 가능합니다. 식약처의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사 제품의 베타글루칸이 어떻고 폴리페놀이 어떻고 하는 내용을 보신다면 무시하고 넘어가시는게 좋겠습니다. 

차가버섯의 크로모겐 콤플렉스 검사, 오기남 차가버섯

위와 같은 방법 외에도 차가버섯 업체들이 베타글루칸 함량을 높이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제품에 식품첨가물 베타글루칸을 직접 넣는 방법입니다. 

1~2년전 TV홈쇼핑에서 차가버섯 제품을 판매하면서 베타클루칸 함량이 몇몇%로 높은 제품이다라고 광고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많은 차가버섯 업체들이 러시아 제조사에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은 제품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자연물의 특성상 딱히 베타글루칸의 함량을 높이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러시아 제조사 몇몇은 식품첨가물인 베타글루칸을 제품에 섞는 방식으로 함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제품을 만들어 놓고 한국 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는 러시아 제조사들의 경우 베타글루칸이 높은 제품이라 홍보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 업체들이 이 내용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길이 없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베타글루칸 함량을 강조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리나 보리의 베타글루칸은 면역 효능을 갖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베타글루칸은 차가버섯의 주요한 유효 성분 중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차가버섯 제품의 품질은 베타글루칸의 함량과 큰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업체들이 얘기하는 베타글루칸이나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수치에 대해서는 흘려넘기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차가버섯이 가진 영양분 그 자체를 온전히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제품이 좋은 차가버섯 제품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