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버섯은 국내산이 없나요?

차가버섯 자주묻는 질문, 오늘은 차가버섯은 국내산이 없나요란 질문인데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차가버섯은 국내에 거의 자라지 않고요. 우연히 차가버섯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채취하여 유통하는 것이 불법입니다. 사실 국내산 차가버섯이란 단어 자체가 국내산 사막여우처럼 말이 안되는 얘기입니다. 

차가버섯은 살아있는 자작나무에 뿌리를 내리고 자작나무의 영양분을 먹고 크는 버섯인데요. 자작나무마다 하나씩 자라는게 아니라 보통 수백,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 중 하나 정도에서 발견됩니다. 또한 다른 버섯들이 나무 하나에 여럿이 무리를 지어 자라는데 비해 차가버섯은 자작나무 한 그루에 딱 한 개만 자랍니다. 차가버섯 하나가 자라는데 자작나무 한 그루의 영양분 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시베리아의 자작나무숲

따라서 차가버섯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할 정도의 차가버섯을 채취하려면 어머어마한 양의 자작나무와 엄청난 면적의 자작나무숲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자작나무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닙니다. 자작나무 군락지 또한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자작나무가 귀하다보니 차가버섯을 찾는게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간혹 산행길에 발견했다는 차가버섯도 자작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에서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차가버섯의 품질 또한 시베리아의 차가버섯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날씨와 환경 탓입니다. 차가버섯이 영양분을 저장하는 이유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날씨가 추울수록 환경이 가혹할수록 차가버섯의 품질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에서는 좋은 품질의 차가버섯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국내산 차가버섯 (출처 : 중고나라)

오랜기간 차가버섯 일을 했기에 간혹 국내산 차가버섯이라고 감별 또는 구매 요청을 받습니다. 또한 개인거래장터에 국내산 차가버섯이라고 올라오는 사진을 보기도 합니다. 귀한 걸로 치면 산삼과 비슷할겁니다. 그러나 품질은 도저히 저희 오기남 차가버섯 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품질이 좋다면 이는 국내산 차가버섯이 아닐거라고 의심하는게 맞습니다.

오래전 차가버섯을 사람 손으로 키우는 실험이 행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제약의 원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품질이 균일해야 하는데 자연산 차가버섯은 생장 환경에 따라 품질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균일한 품질의 차가버섯을 만들기 위한 오랜 실험의 결과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차가버섯을 성장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품질 자체가 자연산 차가버섯에 비해 비교 조차가 힘들 정도로 조악했기 때문입니다. 생긴 것만 차가버섯인 셈이죠. 차가버섯의 영양분은 시베리아의 자연과 시간이 키워내는 것입니다.

국내산 차가버섯, 듣기엔 좋은데요. 그냥 실체가 없다고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 오기남 차가버섯의 차가버섯 관련 컨텐츠는 오기남 차가버섯 유튜브 채널에서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https://youtube.com/@jincha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