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버섯, 크로모겐 콤플렉스의 정확한 의미

오늘은 차가버섯의 크로모겐 콤플렉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크로모겐 복합체 즉 크로모겐 콤플렉스는 그간 차가버섯의 유효성분을 지칭하는 말로 알려져왔고 크로모겐 콤플렉스 수치는 차가버섯 제품의 품질을 가늠하는 용도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크로모겐 콤플렉스는 이와 차이가 있습니다. 크로모겐 콤플렉스의 정확한 의미는 차가버섯의 성분 중 산(酸)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성분들입니다. 조직 결합력이 강한 식이섬유 등 복합다당체와 각종 생리활성물질 등이 이에 해당하며 차가버섯이 다른 버섯들과 달리 돌처럼 딱딱한 특성을 갖도록 하는 성분들입니다. 반면 차가버섯의 성분 중 산에 의해 분해되는 단백질, 지방, 당질,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주요 영양소들은 크로모겐 콤플렉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크로모겐 콤플렉스는 차가버섯이 가진 영양분 중 일부 영양분의 비율을 수치화한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크로모겐 콤플렉스만이 차가버섯의 유일한 유효성분이라는 말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크로모겐 콤플렉스에 속하지는 않지만 인체에 유용한 영양 성분들이 차가버섯에는 많습니다. 

소고기의 등급을 구분할 때 사용되는 마블링은 지방의 분포와 비율을 이용합니다. 또한 쌀의 등급은 수분 함량, 과일의 등급은 당도로 구분을 합니다. 지방과 수분 그리고 당분은 소고기와 쌀, 과일의 등급을 구분하는 지표일 뿐 유일한 영양 성분은 아닙니다. 차가버섯의 크로모겐 콤플렉스 또한 이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1950~60년대 차가버섯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와 임상을 진행했던 구 소련 정부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차가버섯을 적극 음용할 것을 권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차가버섯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있어 관리 목적의 기준 규격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차가버섯 제품의 기준 규격을 만들 때 왜 크로모겐 콤플렉스를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연구자들이 다른 버섯들과 차별화된 차가버섯의 특성으로서 결합 조직이 매우 딱딱하여 돌과 같은 점에 주목하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볼 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부여하는 성분 중 하나인 크로모겐을 대표 이름으로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원래 크로모겐은 일정한 조건이 되면 색소로 변하는 티로신, 페닐알라닌 등의 색소 선구물질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만약 현재 기술 수준에서 다시 차가버섯의 규격을 설정한다면 핵심 유효 성분 중 하나를 지표로 설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개별 유효 성분의 존재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이를 측정하는 것도 불가능했던 형편임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 크로모겐 콤플렉스 분석교육 수료증 (오기남차가버섯)

이후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차가버섯의 크로모겐 콤플렉스에는 화학적 활성이 뛰어난 페놀알데히드, 폴리페놀, 옥시페놀카본산 및 퀴논복합체와 휴민유사물질 등의 영양 성분이 존재함이 밝혀졌습니다. (러시아 약용식물도감)

즉 크로모겐 콤플렉스는 차가버섯의 유효 성분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라 차가버섯의 유효 성분 중 일부이며, 다른 버섯과 차별되는 차가버섯의 특성을 구별하기 위해 제시된 규격 지표이자 개념입니다. 또한 크로모겐 콤플렉스 수치는 높을수록 차가버섯 고유의 성분 비율이 높으나 차가버섯 제품 전체의 효능과 일치하거나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