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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
김형찬  |  windfarm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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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8  2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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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

건강이 걱정된다면 숨 고르기부터


"한 달 전부터 어지러워서 죽겠어요. 이비인후과 갔는데 귀에는 문제가 없다지, 자식들이 걱정해서 큰 병원 가서 뇌도 검사했는데 암시랑도 않대요. 근데 나는 어지러워 죽겠고, 병원서 주는 약은 먹어도 효과가 없어요. 이러다 어디서 팍 쓰러질까 무서워서 왔어요."

"온 몸이 찌뿌듯하고 전에 아팠던 허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해요. 운동 다닐 때는 괜찮았는데, 요즘 시설이 문을 닫아서 운동을 못하니 그런 것 같아요."

"오후만 되면 갑자기 피곤해지기 시작해서 맥을 못 추겠어요. 집중하려고 해도 책의 내용이 하나도 들어오지도 않고. 몇 개월 후면 시험인데, 연기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고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멍하긴 한데 잠은 안 오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 전부터 머리가 멍하고 두통이 있어요. 그러다가 어제는 지하철에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안 쉬어져서 도중에 내려서 찬바람을 쐬니 좀 낫더라고요. 전에 공황장애로 진단 받고 치료 받은 적이 있는데, 또 그렇게 될까 두려워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는 전에 없었던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인류를 위협했던 기존의 전염병들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지고 잊히겠지만, 병 자체보다 이번 사태가 가져온 일상의 경직과 불안은 꽤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닐 것처럼 시작해서 국가적인 사태로 번지고 이제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어버린,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지갑뿐만 아니라 건강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일상의 요소 중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마스크의 착용에 따른 호흡의 변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신체활동의 감소, 전염병의 시대가 주는 불안과 긴장, 그리고 봄으로의 계절 변화에 따른 신체 에너지의 저하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환자들의 증상 또한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증상들은 ‘소기少氣’의 병증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동의보감> 내경편의 기氣에 관한 편에는 소기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소기少氣는 기가 적어서 말을 힘차게 못하는 것이다. 폐가 기를 저장하니 기가 부족하면 숨이 가늘고, 또는 폐가 허하면 기가 적어서 숨 쉬는 것을 수급해주지 못한다. 또 신이 기를 낳는 법인데 허하면 기력이 적고 말이 이어지지 못하며, 뼈가 아프고 늘어져서 동작이 빠르지 못하게 된다. 또는 가슴부위는 기의 바다가 되는데 기가 부족하면 소기하여 말하기가 곤란하다. 겁이 많고 기가 적으면 체액의 이동에 문제가 생기고 얼굴이 창백하고 말소리가 가늘며 한 말을 다시 중복하니 이것은 탈기가 된 증이다."

한의학에서는 일차적으로는 폐가 호흡을 주관하지만, 그 힘을 깊이 끌어들이는 것은 신장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호흡이 생명현상의 핵심이 되는 ‘기’를 만들고 순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많고 오해도 많이 사지만 한의학은 기의 의학이고, 호흡은 기의 시작이고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흡은 폐가 주관하는데 그 작용이 원활하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폐를 둘러싼 근육을 더 확장하려면 몸통 전체가 효과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마스크와 움직임의 감소, 그리고 긴장은 모두 충만한 호흡을 방해하는 요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의 형성과 추동 모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이것이 곧 신체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일차적으로는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고 개운치 않은 느낌들이 들겠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본인이 평소 지니고 있었던 신체적 혹은 감정적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 이 기간의 질병에 관한 통계를 내어보면 아마도 ‘소기少氣’의 상태와 연관된 질환이 증가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러한 상태와 관련해서 주로 황기나 삼과 같이 기를 보하는 약재들을 이용한 처방을 제시합니다. 실제로 환자들을 보면 이런 약재들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지만, 도리어 신체적 혹은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아마도 신경계가 예민한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무턱대고 인삼이나 홍삼 같은 약물만을 쓰면 도리어 병증을 키울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늘 그렇듯 문제에 답이 있습니다. 마스크를 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호흡을 좀 더 깊이, 그리고 천천히 함으로써 호흡의 효율을 높이고, 타인과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에서 잠시 몸을 고루 풀어주고 충만한 호흡을 하는 일종의 호흡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실내에만 머물지 말고 햇볕이 좋은 낮 시간에 잠시라도 걸으면서 햇볕을 쬐며 산책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모처럼 가족과 혹은 자기만의 시간을 오래 갖게 된 것에 당황하지 맙시다. 봄에 새로 나는 식재료들을 이용해 평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못해먹었던 건강한 음식들도 해먹고, 바쁘단 핑계로 미뤄뒀던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다보면 전염병의 시대가 강제한 일상에서 더 큰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관해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이러스의 유행이라는 현상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겠지만, 이것이 인류라는 생물집단에 던지는 의미가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는 어느 한 국가나 지역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된 것 같다는 인식의 시간대가 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더 넓고 긴 시선을 놓치지 말고, 숨을 잘 쉬고 기운을 길러 이 시절을 건강하게 잘 나시길 바랍니다.

 

본 칼럼은 프레시안에도 게재가 됩니다. 김형찬 원장은 생각과 생활이 바뀌면 건강도 바뀐다는 신념을 가지고 서울 명륜동 다연한의원에서 환자분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썼다. 암환자분들의 건강 회복을 돕는 해독 및 면역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02-742-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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