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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느낌이 없을 때 한걸음 더
김형찬  |  windfarm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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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4  10: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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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느낌이 없을 때 한걸음 더  

한걸음만 더 떼면 건강이 보입니다
 
 
"아, 이제야 숨이 좀 편하게 쉬어 지네요. 아침마다 복식 호흡 연습할 때는 잘 된다고 생각했는데, 누워서 해 보니 억지로 힘을 줘서 했던 거였어요. 뭔가 매듭 하나가 풀린 것 같아요."

침을 맞고 나오는 환자는 부력을 발견한 아르키메데스의 표정과 들뜬 목소리로 원장실에 들어섭니다. 이 분은 평소 침을 놓고 뜸을 뜨면 의서에 기록되어 있을 법한 신체의 반응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이야기 해줘서, 저에게는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는 환자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작은 변화에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니 정작 본인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불편할 때가 너무 많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증상으로 고생 중입니다. 가정의학과 선생님은 혈압 자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매일 아침마다 혈압 재는 것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하지요. 몸 상태를 보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 외부의 자극들에 과도하게 반응을 하는, 지치고 예민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힘도 떨어진 상태에서 내 몸이 알아서 일일이 반응을 하다 보니 혈압을 유지하는 시스템도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었지요. 

그래서 일단 꼭 필요한 일들 외에는 운동도 쉬고 가볍게 산책 정도만 하면서 잠을 충분히 자도록 했습니다. 그런 후에는 열악한 상황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몸에 '힘 빼도 괜찮아'라는 신호를 주는 방향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확 좋아지는 기미가 없자 환자의 태도가 조금 까칠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예민한 분들의 빈정거림은 특유의 방식이 있지요. 하지만 근육의 반응과 맥의 변화가 예상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시키며 계속 치료를 했습니다. 3주를 채우던 날, 환자는 앞서와 같이 "유레카"를 외치게 되었지요. 

치료를 하다 보면 분명 방향도 맞고 방법도 맞은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병이 중할 때도 그렇고, 환자의 일상에 치료의 효과를 반감시킬 만한 요소가 있을 때도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때 눈에 띠는 호전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그 동안 어렵게 쌓은 것도 잃게 됩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있지만, 실제로 공든 탑은 너무나 쉽게 무너지곤 하지요. 

이런 과정은 마치 미끄럼틀을 올라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올라 갈수록 분명 꼭대기에 가까워집니다. 뒤를 돌아보면 꽤 높이 올라온 것도 같지요. 하지만 끝까지 가지 않고 걸음을 멈추고 손을 놓으면 몸은 주르륵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게 됩니다. 양적인 축적이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점프의 순간까지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마지막 한 걸음을 떼어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면 그 후로는 이전처럼 쉽게 후퇴하지 않게 됩니다. 

몸 공부를 한참 하던 시절, 아무런 변화의 느낌이 없어서 의욕을 잃고 다들 속으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고 있을 때, 이를 알아차리신 선생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습니다.  

"아무 느낌이 없을 때 한 걸음 더! 이것이 성장하는 사람과 멈추는 사람의 차이다."

병의 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방법과 방향을 올바르게 선택했다면, 변화의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지속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입니다.  
 
 
본 칼럼은 프레시안에도 게재가 됩니다. 김형찬 원장은 생각과 생활이 바뀌면 건강도 바뀐다는 신념을 가지고 서울 명륜동 다연한의원에서 환자분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썼다. 암환자분들의 건강 회복을 돕는 해독 및 면역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02-742-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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